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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몬스터는 올해 10월, 배우 헌터 샤퍼가 주연을 맡고 나디아 리 코헨이 연출한 단편 영화 ‘THE HUNT’를 공개하며 2025 FALL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시즌이 단순 영상 콘텐츠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젠틀몬스터는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공포 게임 ‘THE ROOM’을 제작해, 소비자가 브랜드 세계관 속으로 들어가도록 유도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젠틀몬스터가 왜 게임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공포라는 감정이 브랜드 각인에 어떤 영향력을 가지는지 분석해보려 합니다.
공포가 만드는 강력한 브랜드 각인
왜 공포인가?

출처 : 젠틀몬스터
무서운 이야기나 공포 영화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잔상이 오래 남아서 가급적 피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묘한 매력에 끌리곤 합니다. 공포라는 주제는 호기심을 자극하고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공포 테마는 브랜드에 신선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공포는 인간이 느끼는 가장 강력한 감정 중 하나입니다. 생존과 직결되기에 우리 뇌는 공포를 느낀 순간을 특별히 기억합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 따르면, 공포를 포함한 부정적 정서를 활용한 광고는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광고보다 메시지와 브랜드를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듭니다.

출처 : Maison Margiela , 젠틀몬스터
명품 브랜드들이 공포를 테마로 캠페인을 진행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던 사례인데요. 메종 마르지엘라도 2024년 S/S 시즌 비슷한 시기에 존 갈리아노의 아티저널 컬렉션을 '나이트호크'라는 필름으로 선보였습니다.
이 필름은 다큐멘터리 스타일에 호러적인 요소를 섞어 컬렉션 제작 과정을 독특하고 흥미롭게 보여줬습니다. 공포와 같은 강렬한 인상은 명품 브랜드들의 독특한 세계관과 잘 어울립니다. 이런 방식으로 명품 브랜드들은 희소성과 예술성을 더욱 돋보이게 만듭니다.
공포를 주제로 한 단편 영화와 게임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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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몬스터 게임 ‘THE ROOM’은 단편 영화 THE HUNT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와, 사용자가 세계관 속을 직접 탐험하도록 설계된 인터랙티브 공포 게임입니다. THE ROOM은 방탈출 공포 게임 형식을 기반으로 제작되어 퍼즐을 풀고 단서를 해결하며 방을 탈출하는 구조로 진행됩니다.
게임은 단편 영화의 공포와 서스펜스 요소를 그대로 이어 받아, 방을 탐험하며 자연스럽게 컬렉션 아이템을 마주하게 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용자는 브랜드 세계관을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난이도는 높지 않지만, 공포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 저는 플레이를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시작했습니다. 방탈출 특유의 단서 수집과 비밀번호 풀이로 진행되며, 제한 시간과 점점 긴박해지는 사운드 덕분에 중간부터는 저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몰입해서 한 번에 클리어해버렸습니다!)
게임에 녹여낸 제품

출처 : 젠틀몬스터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곳곳에서 이번 시즌 출시 모델들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안경이라는 제품을 게임 속에 이렇게 녹여낸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출처 : 젠틀몬스터
게임이 끝나면 제품 페이지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흥미롭게도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과 후에 같은 제품을 봤을 때 느낌이 달랐습니다. 게임을 경험한 후 제품을 봤을 때 훨씬 더 집중이 잘되었습니다. (공포 게임 특유의 긴장감 때문이었을까요? 제품에 대한 몰입도가 확실히 높아졌습니다.)
공포 마케팅이 효과적인 심리학적 이유
공포 마케팅이 효과적인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즉각적인 주의를 끕니다.
뇌는 위협에 본능적으로 반응합니다. 그래서 공포 기반 메시지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도 눈에 띕니다.
✅둘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소비자는 손실이나 위험에 직면했을 때 행동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셋째, 강력한 감정적 기억을 만듭니다.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캠페인은 더 오래 기억되고 더 자주 공유됩니다.
THE ROOM이 만드는 몰입형 브랜드 경험
브랜드 상호작용의 강력한 방법, '게임'
루이비통, 발렌시아가, 구찌 같은 명품 브랜드들도 게임을 만들어 고객과 직접 소통하려는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패션 브랜드 혹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게임을 활용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게임이라는 매체가 단순히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브랜드와 상호작용하고 몰입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통해 고객이 브랜드 스토리를 재미있게 경험하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놀다 보면 브랜드에 대한 기억이 훨씬 오래 남고 각인 효과도 커집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 이상으로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는 브랜드 충성도에도 도움이 됩니다.
결국 게임을 활용하는 것은 고객 참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 브랜드를 더 친근하고 기억에 남게 만드는 하나의 전략입니다.

출처: 루이 더 게임
대표적으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창업자 루이 비통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2021년 모바일 게임 '루이 더 게임(LOUIS THE GAME)'을 선보였습니다. 이 게임은 루이비통의 마스코트 캐릭터 '비비엔'을 주인공으로 한 모바일 어드벤처 게임으로, 6개의 스테이지를 탐험하며 200개의 생일 초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공포와 게임, 참여와 각인을 한 번에 녹여낸 캠페인
1. 적절한 공포 강도 조절
공포가 너무 강하면 사람들이 오히려 피하게 됩니다. THE ROOM은 게임이라는 형식으로 공포를 적당히 조절했습니다. 진짜 무서운 호러 게임처럼 겁을 주기보다는, '시간 내에 미션을 완수해야 한다'는 긴장감으로 적당한 스릴을 유지했죠.
2. 위협과 해결책을 함께 제시
효과적인 공포 마케팅은 '무섭다'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방법도 함께 보여줘야 합니다. THE ROOM은 방탈출 게임을 테마로 했기 때문에 '방을 탈출해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해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행동하도록 만들었습니다.
3. 현실적인 배경으로 몰입도 UP
막연한 공포보다 현실적인 상황이 더 강하게 기억됩니다. THE ROOM은 실제로 존재할 법한 집을 배경으로 게임에 사용했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더 깊이 몰입하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경험은 오래 기억에 남죠.
스토리텔링의 중요성
이제는 단순히 예쁜 이미지와 제품 사진만으로는 브랜드 차별화가 어려워졌습니다. 젠틀몬스터의 사례는 게임을 활용한 몰입형 경험을 통해 수동적 소비를 적극적인 참여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효과적인 캠페인의 핵심은 스토리텔링입니다. 공포 영화나 이야기처럼 시청각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를 감싸는 좋은 스토리가 강한 몰입도를 이끌어냅니다. 비주얼을 먼저 고민하기 전에 좋은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참여가 만드는 기억의 지속성
참여는 고객이 브랜드를 기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단순히 영상이나 사진을 보는 것과 달리, 고객이 브랜드 세계관에 직접 참여해 문제를 해결하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기억은 훨씬 오래 지속됩니다.
젠틀몬스터의 2025 FALL 컬렉션 캠페인은 참여와 각인 효과를 동시에 구현하며 패션이라는 영역을 체험적 영역으로 확장한 사례입니다.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브랜드와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이제 패션은 단순히 입는 것이 아니라, 세계관 안으로 들어가는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브랜드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 또한 완전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보는 것에서 체험하는 것으로, 관찰에서 참여로, 수동에서 능동으로. 공포라는 원초적 감정과 게임이라는 참여형 매체를 결합한 젠틀몬스터의 실험은 브랜드 각인과 고객 참여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참여를 통해 형성된 기억은 어떤 광고보다 오래 지속됩니다. 저 역시 게임을 플레이하며 제품에 대한 강력한 각인 효과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이번 젠틀몬스터의 사례를 통해 여러분의 브랜드 캠페인을 기획하는 데 긍정적인 영감이 되기를 바랍니다.